작년 7월, 우리 부부는 캐나다 생활 3년 반만에 캐나다 영주권을 손에 쥐게 되었다
애초의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갔지만 생각보다 수월하고 빠르게 받을 수 있었다
영주권이 나온다고 해서 갑자기 삶이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캐나다에서의 삶을 더 낫게 만들어갈 수 있는 기반이 다져진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우리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영주권을 얻고 난 뒤의 긍정적인 변화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첫번째, 한국/해외에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다
영주권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 해외를 나가는 것이 가능하긴 하지만, 영주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어떤식으로 영향을 미칠 지는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사실 위험한 행동이기도 하다. 불필요하게 증명을 해야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 부부는 영주권 따기 전까지는 한국에 가지말자고 다짐했고, 영주권 카드까지 받고나서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영주권 카드가 있으니 출입국에 아무런 문제도, 마음에 걸릴 것도 없었다.
두번째, 더이상 영주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게 가장 큰 장점이자 내가 이 글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우리 부부는 영주권을 스스로 진행하다보니 준비해야 하는 서류도 많고 확인해야 할 것도 많아서 진행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다. 서로 일을 하니까 퇴근하고 나서 또다시 컴퓨터를 쳐다보고 똑같은 서류를 계속 쳐다보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고, 각종 서류를 떼야하고, 그냥 예민함이 폭발한다 ... 그래서 많이 싸우기도 했고 심신이 많이 지쳤었다.
알버타 주정부 패스웨이로 진행하는 것이 정해지기 이전에는 끊임없이 우리는 무슨 루트로 영주권을 진행해야 할 지 이민 정보를 찾아보고, 물어보고, 이주공사와 상담도 많이 하는 등 일상의 많은 부분을 '영주권을 어떻게 딸 것인가'에 소비했다. 같은 처지에 있는 지인들과의 만남에서도 빠지지 않는 영주권 이야기. 영주권 영주권 영주권....
근데 이걸 따고나니 한꺼번에 우리에게 큰 과제로 느껴지던 것이 사라지게 되었고, 걱정거리도 동시에 사라졌다. 이것은 생각보다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영주권에 신경쓰던 시간을 이제 다른 곳에 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캐나다에서 더 자리를 잡아나갈 것인지에 대해 미래계획을 세우고, 커리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으며,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더욱 늘어났다.
세번째, 지역이동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주정부이민을 한 케이스라, 영주권을 따기 전에는 지역이동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캘거리 생활에 점점 지쳐갈 때쯤 영주권이 나왔고, 자연스럽게 지역 이동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주정부이민으로 영주권을 따고 바로 주이동을 해도 되는지, 영주권이 취소되진 않는지 걱정되서 찾아보니 가능하다는 결론이 났고, 우리는 지금 온타리오주로 이동해서 살고 있고, 동부의 자연환경과 토론토의 인프라를 즐기며 살고 있다.
네번째, 심리적인 소속감
영주권을 따기 전에는 난 그저 외노자라는 생각, 직장생활을 하면서 내가 캐나다 사회에 잘 녹아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이젠 4년차가 되기도 했지만, 예전엔 나를 소개할 때 "난 한국에서 왔어"라고 소개했다면, 이젠 "난 캘거리에서 왔어" 라고 소개한다. 그냥 자연스럽게 나도 캐네디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그동안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상대방이 좀 당황하는 느낌을 받은 적이 많았고, 은연중에 무시하는 느낌도 많이 받았었는데, 캘거리에서 왔다고 하면 그런 거 전혀 없이 아 그렇구나 하면서 웰컴 투 온타리오 라고 해준다. 대화하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그동안 나 스스로도 난 아직 캐네디언이 아니야라고 선을 그었던 게 상대방에게도 느껴질 수 있겠다 싶다. 이젠 영어도 캐네디언처럼 구사하고 싶다.
다섯번째, 영주권자 혜택?
영주권을 따고 학교에 가면 등록금이 저렴해지고 무료 영어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취업을 알선해주는 기관의 도움을 무료로 받을 수도 있는 걸로 알고, 실제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을 여럿 보았다. 근데 우리 부부는 학교에 갈 일도 없고, 취업도 알아서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러서 특별히 이 부분이 장점이 되는 지는 잘 모르겠다. 특별히 세금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건강보험 혜택이 더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SIN넘버를 바꾸고 각종 행정처리하느라 바빴고 돈도 들었다. 나중에 학교에 또 가게 된다면 혜택을 받을 지도 모르겠다.
여섯번째, 가족 초청의 가능성
우리 부모님, 특히 우리 아빠는 해외 살이에 관심이 많고, 동생도 캐나다 살이에 관심이 있어서 나의 영주권이 가족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형제 같은 경우에는 영주권 신청 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고, 부모는 초청을 받아 영주권을 취득하여 캐나다로 이주할 수도 있다. 굳이 영주권을 받지 않더라도 10년짜리 슈퍼비자를 받아서 오시는 분들도 봤다. 가족들에게 캐나다의 자연환경을 꼭 보여주고 싶은데, 그 날도 이제 머지 않은 것 같다.
영주권 취득의 장점을 정리해보았는데, 단점은 없다. 단점이 있을 수가 없는 것 같다.
'일상 & 여행 > 캐나다 이민 & 정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캐나다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주목! (15) | 2023.04.18 |
---|---|
캐나다 역이민에 대한 생각 (0) | 2023.02.14 |
2022를 마무리하며 (0) | 2023.01.01 |
이제 정말 끝! PR카드 도착 그리고 한국행 티켓 / 캐나다 영주권 승인부터 카드 도착까지 타임라인 (6) | 2022.08.20 |
Express Entry 추첨(Draw)은 어떻게 되는 걸까? (2) | 2022.08.05 |